충격을 동반한 호기심
바이오쇼크는 기획 단계까지 치면 5년간 제작된 게임이지만 본격적인 화제를 모은 것은 06 년 독일의 X 컨퍼런스의 트레일러 공개였다. 이미 프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인성이 타락해버린 해저 도시 랩쳐에서 무식하게 학대받는 어린 소녀에게 손을 내민 것은 '괴물' 이라고 부를수밖에 없는 빅대디. 그리고 그 손을 잡는 소녀. 60년대를 배경으로한 유토피아 지향의 해저 도시 랩쳐와 유전자 조작의 성과로 마법같은 특수 능력을 보이는 시민들. 그리고 그들의 타락 원인. 누가봐도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조합의 빅대디와 리틀 시스터의 조합을 필두로 바이오쇼크의 배경 요소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매력들로 가득차 있었다.
중후하고 철학적인 세계관
바이오쇼크의 첫 인상은 무겁다. 갑작스런 비행기 추락 사고로 주인공이 처음 맞닥드린 동상은 랩쳐는 'No God or Kings. Only Man.' 이란 표어를 담고 있었고 이어서 랩쳐의 설립자 앤드류 라이언의 비장하고도 장황한 설립 이념 연설이 이어진다. 연설을 들으며 펼쳐지는 랩쳐의 수중 모습은 환상 그 자체지만 주인공을 맞이하고 있지만 현실은 참혹하다. 인성을 상실한 시민들은 오직 '아담' 이란 유전자 에너지를 갈구하는 스플라이서들로 변해 주인공의 목숨을 노리며 주인공은 무전기의 목소리에만 의지한체 랩쳐의 유전자 변이 기술을 받아들여 생존과 탈출이란 숙제를 풀어야 한다. 초반부는 랩쳐의 배경 설명에 치중하며 고어틱한 분위기 연출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며 중후반부로 접어들며 본격적으로 밝혀지는 사건의 내막들을 통해 민주주의나 시장경제, 인간의 내성과 가치 등과 연관된 중후하면서도 심도 깊은 스토리가 숨막히게 펼쳐진다. 비정상적 모습으로 변해버린 어린 소녀들과 그녀들의 수호자 빅대디는 주인공의 적으로 등장하는데, 전투에서 이긴 뒤 리틀 시스터라 불리는 이 소녀들을 해방시키는가 단죄하는가를 유저에게 선택하게끔 하는 것은 게임의 최종 엔딩에 영향을 주며 이는 게임 전체적으로 깔리는 스토리의 주제와 결부된다. 이러한 제작자의 철학 의도가 담긴 모습은 코지마 히데오의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를 연상케 하며 후반의 반전은 또 하나의 묘미.
어드벤쳐와 FPS 의 결합
바이오쇼크는 FPS 지만 게이머에게 어드벤쳐적 요소를 강조한다. 이미 하프 라이프를 시초로 FPS 의 스토리 텔링과 연출은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되었지만 바이오쇼크가 요구하는 것은 좀 더 어드벤쳐 지향적이다. 게임 속의 인물들은 주인공에게 정말 제한적인 정보만을 직접적으로 제공하며 보다 스토리의 진상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은 주인공의 조사에 기초한다. 주인공은 게임 곳곳에 놓여진 라디오로 녹음된 랩쳐 시민들의 일지를 토대로 스토리를 명확히 파악해야하며 당면한 과제의 힌트로 삼아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잠겨진 금고의 비밀번호나 보안 문의 비밀번호, 만들어야 하는 아이템 재료들의 위치 등이 랩쳐가 폐허화되는 과정속에 남긴 인물들의 세세한 녹취 내용속에 모두 담겨져 있다. 그렇다고 이 녹취문들이 찾기 어렵게 숨겨져있는 것은 아니며 단지 게이머에게 꼼꼼함을 요구하는 수준. 이런 방식은 연출된 화면만을 보는 게임에 비해 조사하고 연관 유추하는 재미와 함께 몰입의 재미를 부여한다. 단, 내용 자체가 난해한 부분이 다소 있는지라 국내 한글화 발매가 너무나도 고맙다고 할까? (PC버전은 영문발매되었지만 콘솔 한글판을 베이스로한 유저 한글화 패치가 제작되었음) 실질적으로 어드벤쳐 요소가 진하게 삽입되었다고는 볼 수 없으나 핵심 요소의 강조로 유저에게 스토리 텔링에서 어드벤쳐적 재미를 최대한 선사한다.
단순 총질을 넘어선 재미를 선사하는 플라즈미드
시스템면에서 바이오쇼크의 가장 큰 특징은 랩쳐라는 무대의 특징이기도 한 유전자 변이. 그중에서도 플라즈미드를 꼽을 수 있다. 보통 총기류에 다양함 정도에 의존하는 FPS 의 공격 방법에 바이오쇼크는 왼손은 플라즈미드 마법, 오른손에 총기류를 시켜 특이하면서 다양한 공격 방법을 만들어낸다. 플라즈미드는 유전자 변이에 기초한 일종의 마법 공격으로 전격이나 화력, 냉기와 같은 익숙한 마법뿐 아니라 물건 집어 던지기, 밀치기, 벌떼 공격과 같은 다양한 패턴을 제공한다. 마법의 등장으로 마법으로 정지시키고 총기 공격과 같은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맵의 환경 요소와도 결부되 물속의 적에게 전격을 가하면 데미지 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 물건 집어 던지기는 주변의 오브젝트들을 적에게 집어던지는 기술로 적이 던진 폭탄을 공중에서 잡아 되던질 수도 있고 가스통을 집어던지면 로켓에 준하는 큰 데미지 효과를 낼 수도. 총기 사용에 탄환이라는 제한이 있다면 플라즈미드는 EVE 라는 유전자 에너지에 제한을 받는다. EVE 는 체력과 함께 게이지로 표시되며 플라즈미드 사용에 따라 감소하고 EVE 주사기를 통해 재충전된다.
총기는 접근 무기 렌치 부터 시작해 권총이나 연사총, 샷건, 로켓 등의 다양한 무기가 각 무기에 맞는 다양한 탄환과 함께 등장하며 플라즈미드와 총기의 사용을 적절히 잘 조합해야 보기만해도 무시무시한 빅대디와의 일전을 쉽게 치를 수 있다. 플라즈미드와 총기의 사용은 지정키를 통해 간단하게 교체되며 각 종류의 선택은 PC는 지정키나 휠, XBOX360 은 교체키로 일시정지 후 메뉴 선택으로 가능하다. 비슷한 체계를 가졌던 게임으로 클라이브 바커의 언다잉을 들 수 있는데, 언다잉에 비해 바이오쇼크는 좀 더 본격적이고 세분화된 마법의 활용을 보여주고 있다.
그밖의 유전자 변이와 퍼즐
플라즈미드가 적극적인 행동 유전자 변이 시스템이라면 패시브 스킬의 성격을 가진 주인공의 기본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유전자 변이 시스템이 따로 있다. 패시브 유전자 변이는 무기 데미지 증가, 원소 데미지 증가, 방어력 상승과 같은 전투적 요소 뿐 아니라 체력, EVE 최대량 증가나 접근 타격시 전격 방출, 보안 대처, 퍼즐 난이도 줄이기 등의 다양한 스킬을 익힐 수 있다. 앞서 소개한 플라즈미드를 포함한 유전자 변이를 통해 얻는 능력들은 게임 중 얻게되는 아담을 지불해 유저가 직접 선택으로 익히게 되며 익힌다고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슬롯에 상황과 취향에 따른 배치로 제한적으로 혜택을 받는다. 제한된 슬롯 역시 아담의 지불로 늘려나갈 수 있다. 아담은 해저 도시 랩쳐의 성장의 상징이자 파멸의 상징이기도 한 생명 에너지원.
유전자 변이 시스템 외 바이오쇼크는 해킹이라 불리는 퍼즐을 통해 닫혀진 문, 금고를 열거나 여러 보안 시설들을 아군으로 만들 수 있으며 직접 퍼즐을 푸는 것이 귀찮다면 자동 해킹 툴을 사용해도 된다. 그밖에 진행상 중요한 퀘스트 아이템의 제조 외에도 특수 탄환이나 도구들을 땅에 떨어져있거나 스플라이서들로부터 얻은 재료들을 통해 직접 제조가 가능하다. 재료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로 돈을 모을 수도 있으므로 자판기에서 탄환을 구입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퍼즐 요소의 도입을 반대하진 않고 자동 해킹 툴이 있기는 하되 후반부로 갈 수록 이놈의 퍼즐을 풀 일이 너무 잦아져 퍼즐만큼은 지루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다. 자동 해킹 툴의 배분이 좀 더 이뤄졌으면 좋았을텐데..
최고 수준의 그래픽과 사운드 효과 그리고 연출
XBOX360 과 PC 로 발매된 바이오쇼크는 동시대 최고급의 그래픽 수준을 보여준다. 게임의 첫 장면인 비행기 추락 후 바다의 한가운데의 모습은 정말 실사를 방불케 할 정도이며 게임 곳곳의 오브젝트들의 퀄리티나 무대의 모습은 발매 후 반년이 지난 지금 봐도 최고급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 그래픽 수준과 함께 빛나는 것은 그래픽 분위기와 게임 분위기와의 매치, 그리고 정말 세부적으로 치밀하게 묘사된 곳곳의 세계의 구현이다. 인성이 사라진 도시 랩쳐의 광기어린 스플라이서들은 가면을 쓴 체 비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그들의 참혹한 행동 결과는 피로 얼룩지고 파괴된 모습들이 아무렇지 않은 듯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또한 단순히 직면한 상황의 연출에만 신경쓴 것이 아닌 미국 문화을 근간으로 한 랩쳐라는 도시의 분위기 조성과 스토리상 얽혀진 모든 요인들이 실제로 곧곧에 구현되어 있다는 것은 게이머에게 큰 만족감을 준다. 사운드 효과 역시 공포적이면서 카오틱한 세계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으며 성우들의 연기도 만족스럽다. 그리고 큰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은 그 수준을 동반한 만족스러운 최적화. 다만, 바이오쇼크는 FPS 게이머들이 그렇게도 중요시하는 타격감의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크게 만족할 수준은 아닌데 이는 마법이 공존하고 게임이 지향하는 특성이 본격 슈팅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큰 기대를 걸지도 않았다.
왜 그렇게 열광하는가?
바이오쇼크는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했지만 무엇보다 게임 좀 했다는 이들에게 특히나 열광받는 게임이다. 그 이유야 각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다양할 것이므로 지금까지 길게 써내려온 리뷰 내용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겠지만 굳이 그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감히 말하자면 '조화 속의 완벽함'. 가장 먼저 장르에 있어 현재 가장 인기있는 장르인 FPS 를 선택했으며 독자적인 세계관과 스토리 라인은 어느 장르나 코어 유저층이라면 환영할 만한 깊은 주제와 치밀함을 가지고 있다. (다소 어두운 것도 약간 포함되려나?) 그 세계관과 스토리 라인을 지탱하는 연출과 세계의 구현이 군더더기 없이 세밀하고 완벽하다. FPS를 표방하고 있지만 어드벤쳐 요소가 가지는 장점을 기가막히게 조합해냈고 FPS의 도입도 단순 총알 싸움이 아닌 마법 시스템을 화려하고 적절하게 조화시켰으며 제한적이나마 그런 시스템에 유저의 선택을 배려한 자유도를 줬다. 장르의 조합이랍시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았다. 코어 유저라면 절대 마다하지 않을 요소들을 가지고 과하지 않으면서 그 요소들을 모두 성공적인 모습으로 보여준 게임이 바로 바이오쇼크다. 기획도 최고급이었고 그 기획을 살리는 개발 능력 역시 최고급의 모습을 보여준, 항상 둘 중 하나에서 뭔가 나사 하나가 빠지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정말 흔치 않은 게임 역시 바로 바이오쇼크인 것이다.
바이오쇼크는 이런 게임. ...
그 완벽하다는 게임의 한계
코어 유저층은 바이오쇼크에 열광한다. 그들의 다양하면서도 까다로운 입맛에 맞게 요리조리 기가막히게 잘 조화시킨 이 게임에. 단, 그렇게 완벽한 게임이라고 모든 유저층이 열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바이오쇼크는 캐주얼 유저층에게는 사실 부담가는 게임이다. 첫인상부터 접근 장벽이 좀 있는데다 각 요소를 적절하게 잘 버무렸다고는 해도 단순하고 쉬운 것을 찾는 층에게는 부담가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무한 부활에 길찾기 방향까지 제시해주는 친절함을 보이지만 이것저것 신경쓸 요소가 의외로 많아서 어렵다. 어려운 가운데 쉬운 것일 뿐.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이야 수도 없이 널렸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니.. 바이오쇼 리뷰 점수 만점 퍼레이드에는 바이오쇼크의 '중도적 미'에 할당된 점수들도 적지 않을 것이고 그건 어쩌면 코어 유저층이 제시한 일종의 타협안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만점짜리 게임이라 한들 게임 하나 하려면 맘잡고 해야하는 바이오쇼크보단 FPS 장르에서도 생각없이 총질만으로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게임들이 있으니 그 게임들의 벽을 넘기엔 힘든 것이 또 바이오쇼크. 닌텐도가 Wii 나 DS 로 끝없는 돌풍을 몰고있는 게임 시장의 현실을 고려해보면 바이오쇼크는 '기성 게임계의 안방 큰잔치' 라고 말할수도 있겠다.
장르 : FPS
제작사 : 2K Boston, 2K Australia (前 Irrational Games)
유통사 : 2K Games
발매일 : 2007. 08. 21.
플랫폼 : PC, XBOX360
(보다 자세한 정보는 본문내 바이오쇼크 게임명 클릭)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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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iathan 2008/03/07 00:33
리뷰 잘 보았습니다^^
바이오쇼크는 확실히 2007년 올해의 게임에 뽑힐 만한 게임이었죠. 최근의 FPS가 영화같은 연출이나 액션에 강조를 둔 나머지 게임 자체의 스토리에 대해서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는데, 바이오쇼크는 정공법으로 나갔군요. 거기에다가 독특한 플라스미드 시스템 까지 더해지면서, 기본의 충실하되 독특하며 신선한 것을 추구하라는 교과서적인 성공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최근에는 어느 한부분에 치중하는 게임들이 많아서 미묘했었는데, 이번 바이오쇼크를 통해서 한방에 해소되는 느낌입니다 ㅎㅎ
그나저나 언제쯤이면 바쇽을 해볼수 있을까요ㅠㅠ 진짜 해보고 싶은 게임인데.... 엑박을 질러야 하나;;-
아돌 2008/03/08 19:31
팀포 2 돌아갈 정도면 바쇽도 1024 해상도 정도로는 돌릴 수 있지 않나요? ^^;
전 사실 PC 게임 돌리면서 언제나 자금 압박에 고사양을 못맞춰온지라 30 프레임조차 애초에 포기한 상태라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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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 2008/03/10 09:18
넵. 많은 골수 게이머들이 극찬을 하는 게임답게 정말 잘만든 게임입니다. ^^
단, 그런 코어 게이머의 시선과 라이트 게이머의 시선은 좀 차이가 있다는게 목표로하는 유저층의 한계라면 한계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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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 2008/03/12 06:10
스토리의 중후함은 역대 게임들 중 분명 상위권에 들껍니다.
최고다! 딱집어 라고 하기엔 사람마다 기준도 좀 틀릴테고 워낙 쟁쟁한 게임이 많아서.. ㅡㅡ;
게임이 어렵지만 어렵지 않아요.
주인공이 죽어도 무한 재생되기 때문에 근성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엔딩까지 볼 수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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