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2008/07/14 02:39

온라인 게임의 월급제 등장,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온라인 게임의 사이버 세계는 자신의 영향력을 점차 우리의 현실 속으로 넓혀가고 있다. 국내 굴지의 게임 제작사 엔씨소프트를 일으켜 세운 리니지 시리즈는 사이버 세계의 물건인 게임 아이템을 실제 현실 세계의 현금으로 거래하는 이른바 '현질 문화'를 가속화 시킨 장본인이며, 이제 현질은 한 때의 논란과 우려들을 뒤로한 체 모든 온라인 게임 세계에서 흔하디 흔하고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가 돼버렸다. 이런 게임 아이템의 시장성에 눈 뜬 국내의 개발, 유통사들이 성공적으로 이뤄낸 사업 시스템이 바로 서비스 업체가 직접 좋은 아이템을 돈을 받고 유저에게 판매하는 이른바 '캐쉬질' 이다.

돈을 내야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정액제 게임들과는 달리 부분 유료화 게임들은 기본적인 접속은 무료이되, 게임의 사이버 세상에서의 성공을 보장해주는 지름길을 게임 서비스 업체가 돈을 받고 파는 구조다. '유료템 안사고 게임하면 그만' 이라고 하지만 이제 부분 유료화 게임들은 애초에 아이템 판매 수익을 목적으로 기획되고 개발되기 때문에 캐쉬템들 없이는 엄청난 박탈감에 시달리거나 아예 정상적인 게임이 불가능하게끔 조정되기 때문에 말이 부분 유료화지 정액제 시스템 이상의 '돈 빨아먹는 귀신' 역할을 한다. 게다가 당장 눈에 보이는 가격이 '저렴' 하기에 바지구멍에 뚤린 구멍 사이로 돈이 조금씩 조금씩 쭉쭉 빠져나간다는 심리적 함정까지 마련되니 개발사나 유통사가 눈 뒤집고 '돈에만 열중' 하면 정말 무서운 과금 정책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런 게임이 성공하기도 힘들겠지만 매출액과 게임의 동접자가 항상 정비례하는 것도 아니기에 어디까지나 유통사와 개발사의 밸런스 조절에 게임성이 좌우되는 '돈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시스템.

정액제 게임의 '현질' 과 부분 유료화 게임의 '캐쉬질' 의 활성화는 게임 속 사이버 세계가 우리의 현실 세계에 끼치는 영향력의 상승을 의미한다. 과거 게임 패키지 자체가 수집의 욕구로 프리미엄이 붙는 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게임 세계의 신분 상승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게임 패키지 자체는 어쨌든 현물임에 반해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은 무형 물질 아닌가?) 그리고 이런 게임속 사이버 세계의 위상을 또다시 고찰하게끔 만드는 이벤트가 나타났다. 국내의 CCR 에서 제작, 서비스되고 있는 정액제 MMORPG 게임 RF 온라인이 게임 내의 진영 대장에게 월급을 지급하는 일명 '족장 월급 이벤트' 를 실시한 것.

RF 온라인을 직접 해보지는 못했기에 정확한 시스템을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RF 온라인 내에서 족장이란 3개로 나눠진 각 진영 (Realm) 의 대표자로 볼 수 있다. 와우로 치면 스컬지의 족장은 발매 예정인 확장팩의 카리스마 왕자님 아서스며 오크족의 족장은 다들 아시다 싶이 쓰랄이다. 단, RF 온라인의 진영은 와우로 치면 오크나 언데드와 같은 종족이 아닌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개념이라는 것이 차이점인 듯. 여튼, 이런 진영의 족장에게 RF 온라인의 제작사이자 유통사인 CCR 은 한달 최대 380 만원의 월급을 지급하는 제도를 시도하고 있다. RF 온라인의 진영 족장은 일주일 단위로 교체되며 장기간 연속 집권할 수록 CCR 로 부터 높은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월급 시스템이 구성되었다. (1주만 집권하면 50만원. 자세한 것은 이벤트 페이지 참조)

이러한 족장 월급 제도는 사이버 세계의 족장이란 직위를 현실 세계의 방식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즉, 사이버 세계의 노력을 제작사로부터 공식적으로 돈이라는 현물로 보상받는 것. 과연 이 제도는 어떤 의미를 가지며, 향후 방향성을 가져올까?

우선 분명히 해둘 것은 월급을 주는 것 이전에, 족장이라는 직위는 쉽게될 수 있는 직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족장이 되기 위한 자격 조건을 갖추는 것만해도 흔히 말하는 개폐인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고 단순히 힘의 논리만으로 될 수 있으며 제한된 지역의 대장인 리니지의 성주도 말처럼 쉽게 될 수 없는데, 성주의 차원을 넘어 한 진영의 족장이 되는 것이야 오죽 힘들겠는가? (물론 이는 유저수 비례치를 고려한다면 이야기가 틀려질 수도 있다.) 또한 리니지의 성주와는 달리 RF 온라인의 족장은 유저 투표에 의해 선출된다하니 힘의 논리만으로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유저 투표에 의한' 이라는 민주적으로 보이는 장치가 게임의 사이버 세계를 넘어 관련된 이들의 현실 세계에 미칠 영향은 곱게만 볼 수는 없다. 게임 내 대부분의 시스템 요소가 '이권'과 연관되는 리니지가 사회적으로 불러일으킨 파장은 '누구랑 누구랑 사시미 질을 했네' 라던가 '공성전을 앞두고 3개월 전부터 스파이를 심었던 놈이 게임방 차단기를 내리고 튀었네' 등의 카더라 에피소드들로 익히 알려져있다. 하물며 제작사가 월급까지 지원해준다는 족장을 위해 앞으로 RF 온라인의 세계에 불어닥칠 월급이라는 이권과 연관된 정치적 활동들은 어떤 부작용을 나을지 알 수 없다. 극단적으로는 족장 후보 사이에 자신이 족장이 되지 못한 원한으로 현피 습격 사건이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고, 족장을 위해 벌여질 후보들과 후보 주변인들의 정치적 활동들은 RF 온라인이라는 게임 세계를 정말 피곤한 세계로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월급이라는 현물을 위해 벌여질 게임 내 이간질과 헛소문 그리고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게임 내 폭력을 더더욱 과증시키지 않을까?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새로운 세계의 역할을 대리 체험으로 '즐기기 위한' MMORPG 의 세계가 얼마나 더럽고 피곤하게 변질될지가 RF 온라인의 족장 월급제의 가장 큰 걱정이다. (이미 온라인 세계의 피곤함은 월급제를 행하지 않는 게임이라 할지라도 '가상 세계' 라는 특성으로 어느정도 보여지고 있는 것이 사실)

둘째로, 과연 족장으로 선출된 게이머와 제작사와의 관계가 순수하게 서비스 제공자와 유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 라는 점이다. 물론 족장이 자주 교체된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한달 두달.. 여섯달의 장기 집권 족장이 나타난다면 이 족장이 가지는 게임 세계의 파워가 엄청날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고, 그 파워를 자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픈 제작사의 욕구가 작용하기 쉽다는 점이다. 안그래도 흔히 표현되는 'ㅁㅁ 알바' 라 불리는 여론몰이 찌질이들이 웹의 곳곳에 알게 모르게 배치되어 있는 실정인데, 오랜기간 돈이 오가는 관계의 족장과 제작사가 '결탁' 혹은 '요구와 순응' 이 성립되어 게임내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게임외의 검은 세력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나쁜쪽으로 몬다면 유저를 가장한 제작사의 끄나풀 역할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불쌍한쪽으로 몬다면 족장의 역할로 유저들 뒤치닥꺼리까지 하면서 제작사 요구의 모니터링 역할까지 하게되는 셈. 너무 안좋은 쪽으로 몰아가는 것 아닌가? 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돈이 얽힌 관계를 마냥 순수하게 유지될꺼라 장미빛 기대만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마케팅 수단에 유린당해 저렇게 울지도 모른다.

셋째로, 족장 제도는 아직까지는 정착되지 않은 시도 단계의 제도임에도 이에 목숨거는 유저들이 당연히 등장할 것이라는 점. 분명 월 380만원은 큰 떡밥이며, 이를 위한 폐인들의 몸부림은 엄청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 제도가 알게모르게 사라져버린다면 그것에 목숨 걸었던 유저들의 박탈감과 허탈함은 어찌 달랠 수 있단 말인가? 그 후의 반발에 대한 대책은 있을까? 이 제도가 RF 온라인의 유저를 늘리기 위한 단발성 마케팅 이벤트는 아닌가? 라는 우려가 앞선다. RF 온라인은 족장제 실시와 함께 신서버를 오픈했는데, 이는 기존 서버에서 신 유저가 족장이 되기에는 힘든 이유에서 타당해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유저를 늘이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도 있다. 족장이 되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생활이 없는 자' 수준으로 게임에 임해야 할텐데 혹시라도 월급제에 눈이 멀어 생활이 없는 자가 더더욱 양산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하지만, 만약 위의 세가지 우려를 딛고 RF 온라인의 족장 월급제가 문제 없이 정착된다면 게임계는 프로게이머, 작업장 (현질 판매상)에 이어 새로운 직업(?) 형태의 유저층을 만나게 될 것 같다. 족장제가 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일으켜 RF 온라인의 수익성을 증대시킨다면 여타의 게임 업체도 비슷한 제도의 실시를 고려할 것이고, 모든 게임이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많은 정액제 온라인 게임들이 특정 고급 유저에게 월급을 주는 제도를 실시하게 될 것이다. 결국 그런 비슷한 제도들을 통해 유통사로부터 월급을 받는 유저의 수도 증가되고 작업장과 같이 전문적으로 이를 위한 유저들간의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 본다. 이를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에 대한 것은 아직 논하기에는 너무 이른 단계이며 나쁘게만 보는 것도 우습지만, 적어도 현시점의 통념으로는 그런 세계를 환영의 눈빛으로 바라보기엔 약간 거부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 어쨌든 RF 온라인의 족장 월급제는 이미 시작되었으니 RF 온라인 자체로의 관심 여부를 떠나서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

Trackback 1 Comment 4

Trackback : http://www.gamtaku.com/trackback/2511436 관련글 쓰기

  1. Subject [올블로그 티페이퍼] 흑인 엔카 가수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Tracked from 올블로그 티페이퍼 2008/07/16 18:11 delete

    38,436 명에게 발송된 올블로그 티페이퍼 제 21 호에 이 글이 실렸답니다.^^; 확인해보러 가시겠어요?

  1. Leviathan 2008/07/15 18:48 address edit & del reply

    뭐랄까, 예전에 아틀란티카가 했던 '만랩을 찍으면 돈을 환불해 드립니다.'처럼 일종의 이슈 마케팅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무명 게이머님 말씀처럼 이미 존재하고 있는 현 온라인 게임시장의 문제도 있고, 그에 대한 뚜렷한 대책도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월급제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계속 드는군요. 물론 위에서 제기된 문제들이 다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그냥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게임회사가 월급을 준다는 개념 자체가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을거 같네요;;;

    • 무명 게이머 2008/08/05 21:56 address edit & del

      일단 유저에게 월급을 준다는 발상 자체가
      좀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다는게 가장 큰 것 같습니다.

  2. 민트 2008/07/16 18:52 address edit & del reply

    글쎄요 뭐.. 게임 폐인 양성 스타트~ 이런 느낌인데...
    청소년이나 대학생이나 혹해서 빠지지 않았으면 하네요.
    온란겜도 적절히 즐기면 좋은데 중독성이 너무 강하니까
    젊은 시절 한 때를 낭비할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 무명 게이머 2008/08/05 21:58 address edit & del

      청소년이나 대학생.. 위험하죠. ..ㅡ.ㅡ;
      (사실 저같은 무개념 늙은 애 도 위험합니다. ;;)
      정작 RF온라인 세계의 반응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