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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22:32

[리뷰] 이스 오리진 - 20년을 기다린 비밀

게임계 바람둥이 계보의 전설, 대사 없이 여자들을 휘어잡는 눈빛 카리스마. 붉은 머리의 검사 아돌이 에스테리아를 방문하며 이스의 사건에 휘말린지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러한 이스 2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사 팔콤이 준비한 색다른 이벤트가 700년 전 고대 이스의 이야기를 담은 이스 오리진의 발매이다. 시리즈 전통의 주인공 아돌을 배제시키면서까지 제작사가 하고 싶던 700년전 고대 이스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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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년 전 고대 이스의 이야기
흑진주와 크레리아의 힘으로 번영을 구가하던 이스에 어느 날 마물이 출현하여 난동을 벌이고 이에 위협을 느낀 이스의 여신과 육신관은 마법의 힘으로 이스 대륙을 하늘 위로 떠올리는 것에 성공한다. 하지만 지상에 남은 마물의 세력은 거대한 탑을 지어 천공의 이스를 추격하려 하고, 엄습해오는 위기 속에 홀연히 사라진 두 여신의 행방불명에 이스는 혼란이 가중되고 급기야 지상으로 여신을 찾아나서는 수색대를 파견하기에 이른다. 수색대는 지상에 내려오는 중 사고로 뿔뿔이 흩어졌다 마물이 건설한 천공을 향한 탑에 집결하여 여신의 수색에 돌입한다.

이스 시리즈는 1,2편을 제외한다면 ‘이스’ 라는 제목과는 달리 이스라는 지명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검사 아돌의 활약기였다. 하지만 6편부터 발동된 팔콤의 시리즈 설정 재구성 야욕 프로젝트로 각 시리즈의 실낱같은 연결성을 찾아가고 있던 중 이스 오리진의 발매는 이러한 설정 재구성 프로젝트의 표면화라고 할 수 있다. 3편의 리메이크작인 이스 : 펠가나의 맹세 이후 새로운 시리즈라고 하기에는 모호한 오리진(Origin)이라는 외전으로 시리즈의 시초를 재정립하고자하는 제작사의 의도가 엿보인다. 덕분에 시리즈 팬들은 전작들의 ‘이스의 책’ 이나 설정집에서 간략히 들어서 알고 있는 700년 전 이스 대륙이 하늘로 떠올라야만 했던 절체절명의 시기를 직접 플레이하며 체험하게 되었으니 나름대로 윈-윈 전략이랄까. 다만 오리진은 별도의 월드 맵이나 필드가 없이 25층의 탑이라는 던전으로 제한되어 볼륨감에 있어 다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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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승 발전되는 이스의 시스템
오리진은 성공적 3D로의 정착 후 극도의 개량화를 보여줬던 이스 : 펠가나의 맹세 시스템을 그대로 물려받았으며 추가된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던전을 돌아다니며 보스전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전투 모드 없이 돌아다니는 적들과 일대 다 전투가 이루어지며 동작은 공격과 점프, 스킬과 버스트 모드로 이루어진다. 공격은 각 캐릭터가 가진 기본 무기를 사용하여 연타 형식으로 던전의 적들을 공격하고 스킬은 바람, 번개, 불의 속성으로 나뉘어져 선택 중인 속성의 힘이 담긴 특수 형태의 스킬로 적을 공격한다. 또한 힘을 모아 스킬을 발동하는 차지 스킬은 보다 강력한 공격이 가능하다. 각 속성의 아이템을 획득함에 따라 속성 스킬의 레벨이 높아지고, 레벨이 높아지며 차지 스킬이 강력해지고 데미지가 높아진다. 버스트 모드는 적에게 데미지를 줄때마다 쌓이는 버스트 게이지가 다 차면 캐릭터의 기본 공격치를 일정 시간동안 높여주고, 오리진에서 추가된 버스트 필살기는 버스트 모드 지속시간을 짧게 깎아먹는 대신 캐릭터의 강력한 필살기가 시전 된다.

이외 아이템을 얻어감에 따라 대쉬를 통한 빠른 이동과 이중 점프를 배우게 되며, 몬스터를 물리치면 랜덤으로 일정시간동안 떨어지는 약초나 공격력 혹은 경험치 상승 물약을 얻을 수 있다. 오리진은 별도의 회복 아이템 없이 이런 약초나 각 세이브 포인트 지점에서 회복이 가능하고 특정 효과 물약들은 일정시간이 제한적이며 같은 효과의 물약을 지속적으로 얻으면 효과가 상승되고 제한시간도 늘어난다. 또한 수집되는 크레리아 원석과 SP로 장비를 강화하거나 스킬 MP 감소 등의 캐릭터 속성이 강화된다. 각기의 시스템은 게임 내에서 등장인물들이나 설명 페이지가 등장하여 상세히 설명되어 있으며, 한번 등장한 설명 페이지는 메뉴를 통해 다시 볼 수 있어 튜토리얼은 지루하지도 않고 쉽게 잘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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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주인공과 마법계열의 등장
오리진의 가장 큰 특징은 아돌이 등장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수의 주인공 캐릭터가 등장하는 점이다. 어울리지 않게 도끼를 휘두르는 여전사 유니카 팩트와 팩트의 눈을 사용하는 천재 마법사 유고 팩트가 공개된 두 주인공이며 또 하나의 숨겨진 주인공 캐릭터까지 총 3명이다. 단순히 인물이 다른 것이 아닌 각 주인공은 개성 있는 동작들로 구별된다.

전사계열 유니카 팩트는 기존의 아돌과 같은 성격의 근거리 전투 캐릭터이며 동작도 이스 : 펠가나의 맹세나 이스 6 에서 보여줬던 아돌의 모습과 흡사하다. 법사계열 유고 팩트는 오리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데, 기본 공격이 팩트의 눈에서 나가는 마법 구체의 공격이며 원거리로 발사되기 때문에 보다 전투에 용이하다. 단 오리진에서 구사되는 이런 마법은 여타 게임이나 이전의 아돌이 구사하던 MP에 제한적인 마법이 아닌 MP의 개념 없이 무제한적으로 전사계와 같이 끊임없는 공격이 가능하다. 시스템상 유니카 토바와 유고 팩트의 차이점이 기본 공격의 차이점일 뿐 둘 모두 각기 스킬이 있어서 유고 팩트의 마법이 딱히 이스 시리즈의 본격 마법사 계열의 탄생이라기보다는 원거리형 공격 캐릭터의 등장 정도로 봐야 무방하며 단지 설정상의 마법사일 뿐이니 마법이라는 단어에 너무 큰 기대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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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하고 신나는 액션 RPG
오리진에서도 이스의 간결하고 직관적 인터페이스는 여전하다. 주된 컨트롤은 이동과 공격 점프, 스킬의 사용에 국한되며 부스트 모드는 게이지가 찼을 때 필요에 따라 버튼 하나의 클릭으로 족하다. 대쉬나 이중 점프도 방향버튼이나 점프 버튼의 연타로 간단하게 조종되며 스킬 역시 하나의 버튼으로 동작이 이뤄진다. 키보드를 사용하더라도 간편하게 조작이 가능하며 게임패드를 연결한다면 패드의 버튼활용만으로 보다 간편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러한 직관적 인터페이스와 스피디한 게임의 성격, 이를 부각시켜주는 시스템이 삼박자의 시너지 효과로 오리진은 시원하고 화끈한 액션 RPG의 전형을 보여준다. 던전을 빠르게 이동하며 다수의 적들을 상대로 펼쳐지는 화려한 스킬의 향연은 유쾌 상쾌 통쾌의 느낌을 게이머에게 그대로 전달해준다. 게임상의 퍼즐도 크게 어렵지 않고 점프 포인트와 같은 게임 곳곳의 각종 장치들은 스피디하고 역동적인 게임의 성격을 부각시켜준다. 간단한 조작으로 다수의 적을 빠르게 유린하는 시원함은 흡사 삼국무쌍의 그것과 같은 느낌이다.

총 25층의 탑이라는 제한된 공간으로 오리진의 무대는 한정되지만 탑 안에는 수중, 사막, 화염등과 같은 다양한 성격의 장소를 제공한다. 각기의 장소는 캐릭터가 모래로 빨려 들어가거나 산소 게이지가 등장하는 등 장소별 특성을 살리려 많이 노력한 모습이며 각 던전의 디자인 완성도도 높다. 이스에 빼놓을 수 없는 보스전은 보다 다이나믹해진 보스들의 동작으로 역동적이며, 단순히 보스의 특정 포인트를 공략하던 이전과는 달리 보스의 몸체를 올라타는 것과 같은 변화로 더 재미있고 손에 땀을 쥐는 플레이가 연출된다. 전체적 게임 난이도가 높았던 이스 : 펠가나의 맹세와는 달리 난이도는 적당히 조절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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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팬들에게 선사하는 과거의 향수
설정의 재구성이라는 테마로 제작된 오리진은 과거 1, 2편의 시리즈 팬들에게 아늑한 추억을 되새김케 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1, 2 편에서 2D 로 대적하던 다수의 보스들이 3D로 웅장하고 늠름하게(?) 탄생되었고, 달의 가면과 같은 몇몇 아이템들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한다. 또한 오리진의 주인공인 유니카 토바는 고반, 사라, 제바 등의 선조이며 유고 팩트는 다크 팩트나 키스 팩트 등의 선조이고 아니라 젬마의 선조도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적 세력에도 시리즈 팬이면 기억할만한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니 과거의 이야기답게 ‘아, 그랬구나’ 라는 느낌의 궁금증 해소와 늙다리 후대의 새 파릇한 선조들을 보며 미묘한 감정마저 불러일으킨다. 다만 골수팬들을 납득시키기에 오리진은 다소 부족한 설정을 가지는 한계를 가진다. 오리진이라는 이름답게 시리즈에서 느꼈던 궁금증들을 해소하기에는 오리진이 다루는 요소들은 한정적이며 시리즈의 기원을 완전히 설명해주지 못한 체 부분적 설명만 해줄 뿐이어서 또 다른 기원을 갈망토록 만든다. 이왕 시작한 설정 재구성 프로젝트라면 보다 원대하게 모든 걸 설명해주었다면 어땠을까. 오리진이라는 제목의 타당성을 일부 가지고는 있으나 결과로 봤을 때 오리진이라는 제목 선정은 다소 성급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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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강제 반복 플레이
오리진은 총 3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것까지는 문제가 없으나 이 3명의 플레이가 사소한 해결 과정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같다는 것이 문제다. 물론 각 주인공의 플레이를 통해 드러나는 스토리의 차이점은 있지만 굳이 게이머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플레이를 3번씩이나 반복하게 할 이유는 없다. 한명만 끝내면 그만이 아닌 것이 유고와 유니카 두 명의 엔딩을 본 후에야 플레이할 수 있는 숨겨진 캐릭터의 엔딩이 진 엔딩이고 팔콤의 의도가 모두 이 숨겨진 캐릭터에 담겨져 있으므로 결국 3명 모두의 엔딩을 봐야 게임을 클리어 했다 할 수 있다. 스토리 전개를 제외하고는 무대도 같고 플레이 과정이 같은 무의미한 반복플레이는 게이머를 지겹고 다소 지치게까지 만든다. 이는 시리즈 내내 가지는 볼륨이 작다는 고질적 문제점을 오리진에서도 해결치 못하였고, 최근 게임에 비해서는 더더욱 작은 볼륨을 반복 플레이 설정으로 플레이타임 늘리기 신공으로 커버해보려는 제작사의 치사한(?) 의도가 엿보인다. 사실 오리진은 이스 최근작들인 이스 6 나 이스 : 펠가나의 맹세에 비해 다소 볼륨이 작은 것이 사실이다.

플레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같다보니 불가피하게 각 주인공의 스토리는 핀트도 맞지 않고 무신경하게 넘어가면 심하게 헷갈리기까지 한다. 제작사가 3명의 주인공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꾸려나가고 싶었다면 게임 전체의 볼륨을 높이고 부분적으로 주인공을 바꿔가며 한 번의 플레이로 이야기를 꾸려갈 것을 기획했어야지 제한된 공간으로 여러 이야기를 억지로 꾸며보려는 속셈은 다소 제작사에 대한 배신감마저 느껴진다.


오리진은 게임의 재미라는 측면에서 두말할 것 없이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3D 그래픽과 ‘역시 팔콤‘이란 말이 저절로 나오는 멋진 배경음과 전투의 맛을 살려주는 타격감 높은 사운드는 여전히 그 빛을 발하고 있으며 그에 기반을 둔 쾌적한 플레이는 게이머를 이스에 열광케 한다. 하지만 오리진의 시리즈 재설정 측면에서의 성과는 의문을 가져봄직하다. 오리진을 계기로 제작될 이스 차기작들에서 오리진이 보여준 한계를 팔콤이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스의 차기작을 기대해 본다.

게임명 : 이스 오리진
장르    : RPG
제작사 : 팔콤
유통사 : 팔콤
발매일 : 2006. 12. 21.
플랫폼 : PC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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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kin 2007/03/02 02:33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헌데 인물 소개 첫 부분에서, 유니카 '팩트'라고 쓴 곳에 두어 군데 있네요. 수정 부탁합니다. :)

    • 아돌 2007/03/02 03:54 address edit & del

      앗 그러네요.. 이런.. ^^;
      바로 수정했습니닷. 이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