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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8 19:47

R4 라는 이름의 일반화된 인식에 대한 한 게이머의 탄식

지금 R4 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가장 유명한 것은 무엇일까? 단연 닌텐도 DS 의 플래시 카드 지원 주변기기, 일명 닥터라는 통칭으로 통하는 R4 Revolution for DS 라는 제품이다. 국내 1, 2 위를 달리는 검색엔진인 네이버와 다음, 두 곳에서 R4 를 검색하면 이 주변기기의 구입이나 사용과 관련된 주소들로 화면이 꽉 체워진다. 이는 해외 검색 엔진이라는 구글이라고 별다를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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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R4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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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R4 검색 결과


R4 가 그렇게나 유명한 이유는 작년 런칭과 함께 국내 게임 문화의 센세이션을 이르키고 있다고 평가받는 닌텐도 DS 의 불법적 롬파일 실행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능을 가진 주변기기(?)는 R4 뿐 아니라 여러종류인데 이를 통칭으로 닥터라고 부르며 그 중 가장 유명한 브랜드가 바로 R4 다. 닌텐도 DS 의 국내 런칭은 매우 성공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R4 와 같은 닥터들을 이용해 불법 롬파일을 이용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이 실정이고,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이다. (한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R4 를 사용한 닌텐도 DS 를 사용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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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복제 문제가 국내만의 문제인가? 라는 물음이 간혹 나오는데, 당연히 그건 아니다. 대부분의 불법 롬들은 해외에서 유통되고 있고 크래킹 역시 원산지는 대부분 해외의 어딘가다. 단, 불법 복제가 전세계의 문제라고 해서 그 문제를 국내에서 덮어두자는 것은 원칙적으로 말이 안되고 정품 사용의 비율적 문제에서도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떳떳하게 자랑할만한 수준이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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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돈을 찍어낸다는 닌텐도 DS 가 과연 하드웨어 판매량때문일까? 물론 하드웨어 판매에서도 악착같이 이익을 보는 닌텐도의 성공적이고 합리적 전략 덕에 하드웨어 판매도 이득이 되겠지만 게임기 산업의 이익 극대화는 역시 소프트웨어 판매이고 기기 사용자 총 비율 중 소프트웨어 구입자의 비율이 국내가 유독 낮은 현실은 왜 외면하려 하는가? 게다가 국내에서는 첫 런칭이고 문화적으로 게임기 게임이 반겨지지 않기에 그 런칭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고 실제로 톱 CF 모델들을 기용하는등 파격적 공세를 퍼부었다. 물론 기업이 초기 정착 비용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것까지 소비자가 신경써줄 필요는 없지만 그걸 불법의 합리화로 이용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자.. 불법 이야기는 여기서 접고, 이 글을 쓰려는 본 취지인 R4 라는 이름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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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PS 시절부터 게임을 자주 즐겨온 게이머라면 R4 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 게임이 있을 것이다. 그란투리스모나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 등으로 지금은 그 네임벨류가 다소 떨어졌지만 레이싱 이라는 게임 장르를 논할때 빠질 수 없는 게임 릿지 레이서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인 릿지 레이서 타입 4, 일명 R4.

릿지 레이서 시리즈는 릿지 레이서, 릿지 레이서 레볼루션, 레이지 레이서, 릿지 레이서 타입 4 ... 등으로 이어져 내려온 3D 그래픽이 최초로 게임계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던 시기를 대표하는 남코의 레이싱 게임이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소니 플레이 스테이션 (PS1) 시대를 대표 했던 시리즈이기도 하며 PS 시리즈의 가장 최근 모델인 PS3 까지 PS, PS2 부터 계속 런칭 타이틀로 함께 해온 시리즈이기도 하다. PS2 런칭 타이틀이었던 릿지 레이서 5 에서는 팬들의 기대에 못미쳤고 이에 반해 소니에서 직접 개발해 PS1 중반기부터 무섭게 성장해온 그란투리스모 시리즈가 PS2 의 3편에서 대박을 터트리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그 무게감이 떨어져버린 감이 없잔아 있다. 하향세는 계속 이어져 현재 레이싱 게임 경쟁에서 릿지 레이서 시리즈는 사실상 그란투리스모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릿지 레이서 시리즈는 레이싱 게임 역사에 한 축을 담당하는 시리즈이며 그 중 특히 4편은 특별하다. 풀네임은 릿지 레이서 타입 4 (Ridge Racer Type 4) 지만 게임 스타트부터 '알 포~' 라는 보이스로 시작하고 줄여서 통칭 R4 라는 이름으로 통했던 그 게임. R4 는 98년 플레이 스테이션 용으로 발매되었다.

R4 하면 기억나는 것은 세가지. 나가세 레이코, 세련된 게임 화면 구성, 노란색.

노란색과 게임 화면 구성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기는 한데, R4 는 이전까지의 릿지 레이서 시리즈가 가졌던 다소 투박한 화면 구성을 갈아 엎고 게임 표지에도 잘 표현된 노란색을 사용해 깔끔하고 세련된 게임 화면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지금 돌아보면 과도한 노란색의 사용이 어색해보이기도 하지만 기존에 릿지 레이서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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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R4 의 가장 대표적 마스코트 나가세 레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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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 하면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레이싱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레이싱 모델들의 인기는 상당한 수준이며 특히나 게임과 관련해서는 각종 행사의 부스걸 혹은 이벤트 걸과 관련해서도 레이싱 모델은 친숙하다. 나가세 레이코는 릿지 레이서에 등장하는 레이싱 모델로 설정된 인물로 사실 게임 내에서는 별다른 비중이 없다. 전작들에서도 게임에 비춘 적이 있다는데, 그건 솔직히 잘 모르겠고 남코는 R4 에서 게임내에서는 별 비중도 없는 나가세 레이코라는 가상의 레이싱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고 이는 성공적인 반응을 일으켜 게이머들을 대상으로한 나가세 레이코라는 가상의 아이돌 탄생을 가져왔다.


사실 남코가 R4 를 내놓으며 한 일이라곤 나가세 레이코에 특화된 오프닝 영상을 게임에 집어넣은 것 밖에 없지만 그 파장은 의외로 커서 나가세 레이코 와 릿지 레이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등식이 성립되어 버렸다. 이는 후속작인 릿지 레이서 5 에 나가세 레이코가 아닌 다른 가상의 모델을 전면으로 내세웠다는 이유로 팬들의 외면을 받았던 결과를 낳기도 하였다. R4 가 등장하던 시기는 한창 3D 모델링이 보여주는 새로운 모습들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국내에서도 아담이라는 사이버 아이돌 가수가 데뷰하는 사회적 이슈를 낳기도 하였다. 나가세 레이코의 득세는 오프닝 무비 자체가 워낙 멋지기도 했거니와 CG 의 관심이 증폭된 사회 분위기와 R4 오프닝에서 보여준 나가세 레이코의 가냘프고 상큼한 모습에 게이머들을 시작으로 매료된 유행의 결과였다고 볼 수 있다. 너무나도 유명한 R4 의 오프닝 영상은 국내의 어떤 댄스 여가수가 뮤직 비디오 내용에 그대로 참고해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빈축을 사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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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남코는 나가세 레이코라는 CG 아이돌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었는지 릿지 레이서 5 에서는 다른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처참히 실패했고, 구관이 명관이라는 공식에 따라 결국 게이머들의 추억과 향수를 들추는 수법으로 PSP 용 릿지 레이서즈 (Ridge Racers) 에서 나가세 레이코를 재등용하였고 릿지 레이서즈의 게임성과 맞물려 어느정도의 성공을 거둔다.

이후 나가세 레이코는 PS3 런칭과 함께 발매된 릿지 레이서 7편까지 메인 모델로 활용되면서 릿지 레이서 와 나가세 레이코라는 아이돌의 관계를 여전히 잘 보여주고 있다. 다만, 예전에 비해 시리즈의 무게감이 떨어진 바람에 큰 화제를 낳고 있지는 못하다는 현실.. 어쩌면 릿지 레이서 5 이후의 후속작들은 R4 에서 너무나도 성공적이었던 그 모습을 재현하고 기억하는 역할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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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 로 컴백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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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PS3 용 릿지 레이서 7 까지 메인 모델


그렇다고 R4 가 단지 나가세 레이코라는 아이돌의 존재만으로 성공된 게임은 절대 아니다. 시리즈의 변화에 골수 팬들의 반발심을 사기도 했지만 릿지 레이서 고유의 시원시원한 코너링과 몰입감 넘치는 레이싱의 스피드 대결은 일품이었고 그와 함께 하는 그래픽, 음악 모두 훌륭한 수준의 게임이었다. 발매 당시 패미통 리뷰 점수가 35 점의 고득점이라는 것 역시 이를 잘 입증해준다. 개인적으로는 PS 시절 가장 재미있게 즐겼던 레이싱 게임이기도 했다.

어쨌든 R4 는 이렇듯 게이머의 한명으로써 추억을 가지고 있는 이름이다. 더군다나 릿지 레이서 시리즈는 지금은 그 이름이 바래가고 있지만 레이싱 게임을 대표하던 시리즈일 뿐 아니라 최근까지 플레이 스테이션이라는 게임기와 맞물려온 시대를 대표했던 게임이기도 하다. 시리즈 골수 팬들은 3편인 레이지 레이서를 가장 높게 평가하기도 하지만 역시 가장 성공적 게임은 R4 였다. 그런 R4 라는 이름이 지금은 고작 불법 복제로 활용되는 주변기기를 칭하는 대명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 씁쓸하다. 다른 업계도 아닌 같은 게임계에서.. 차라리 R4 라는 이름의 동명의 다른 출중한 게임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다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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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eviathan 2008/01/08 22:35 address edit & del reply

    R4가 릿지 레이서 4를 의미하기도 하는군요. 지금 현실이 여러가지로 좀 씁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아돌 2008/01/09 06:01 address edit & del

      릿지 레이서 4 를 실행시키면 딱 소리가 나옵니다. 알~ 포~ 라고.. ^^;

      뭐 사실 솔직히 저도 불법 복제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그래놓구는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도 좀 우습기는 합니다만..
      최소한 그걸 합리화 하려는 핑계나 변명들은 좀 그렇더라구요. 걍 조용히.. 티안나게. =_=

  2. sandman 2008/01/08 23:32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오랫만에 들어보는 이름, 나가세 레이코이군요. 저 R4의 오프닝은 채정안이 가수로 활동할 때 뮤직비디오에서 그대로 베끼기도 했었죠. 아이비의 파이널판타지 표절보다 훨씬 더 심했죠.

    • 아돌 2008/01/09 06:16 address edit & del

      그 표절의 주인공이 채정안이었군요.
      이름은 기억 안났지만 당시 신인이었던 걸로 아는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

  3. 크리넥스 2008/01/09 10:38 address edit & del reply

    레이지 레이서도 참 좋았죠

    • 아돌 2008/01/09 13:30 address edit & del

      넵.. R4 가 신규 유저들을 왕창 끌어모으기 전까지 레이지 레이서는 릿지 매니아들의 지존 게임 중 하나였죠.. ^^

  4. 골빈해커 2008/01/09 11:10 address edit & del reply

    지난번에 마트에 갔다가 아이를 데리고 온 어떤 아주머니께서(젊은) 닌텐도 매장에서 아주 당당하게 R4에 게임을 넣어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매장에서는 당연히 불법이라고 그런거 하면 안된다고 설명은 해줬지만요). 그런 사람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실제로 보니 더 당황스럽더군요;;

    • ㅁㄴㅇㄹ 2008/01/09 11:40 address edit & del

      게임은 사서한다 라는 생각을 못하신것 같네요
      워낙 온라인 게임이 활성화되서 당연히 넣어주는건지 알았나보죠 ㅋ

    • 아돌 2008/01/09 14:35 address edit & del

      아마도 그런거 잘 아는 친척이나 주변인한테 R4 하나로 게임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들었겠죠.. ㅡ.ㅡ;;
      저만해도 그런거 잘 모르는 친인척이 물어오면 그렇게 답해줄 것 같기도 합니다. ;;
      게임을 사서 하라고!? 라는 공격적 반문을 받기는 좀..ㅠㅠ;;
      그나저나 해커님 왕림하셨쎄요- ㅋㅋㅋ

    • 골빈해커 2008/01/09 16:33 address edit & del

      아아.. 저야 원래 이글루스 초기 시절부터 아돌님 열혈 구독자입니다. ㅎㅎ

    • 아돌 2008/01/10 06:51 address edit & del

      앗.. 이럴수가.. 어흐. 몰랐네용.. 감사합니다.. ^^;;

  5. joogunking 2008/01/11 22:07 address edit & del reply

    R4를 PC애뮬로 돌려보고 더욱 놀랐습니다.
    고해상도로 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좋다는 느낌까지 주는 그래픽..
    철권3도 그랬구요. 당시 남코 스탭은 괴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신시켜 주더군요.
    R4.복제 기기따위가 가져서는 안되는 고귀한 이름인데 말이죠..

    • 아돌 2008/01/12 07:56 address edit & del

      철권 3 는 에뮬 테스트용으로 많이 돌려봤는데, R4 는 돌려보질 않았었네요.
      에뮬에서도 잘 돌아가는군요.. ^^ 그 재미는 여전한지 모르겠습니다.
      여튼, 말씀하신대로 하필 불법복제기기가 그 멋진 게임의 이름을 대체하고 있다는게
      그게 너무나도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다는게 참 기분 씁쓸한 이야깁니다. =_=

  6. EnJI 2008/01/13 12:08 address edit & del reply

    불법복제 얘기가 나오나 했더니, R4 -> 릿지레이서4 -> 나가세 만세! 로군요... 쿨럭.

    • 아돌 2008/01/13 13:02 address edit & del

      아하하 그게 그렇게 되버렸나요. ㅡ.ㅡ;;;